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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도서관 주향호씨, 공직문학상 수상‘당신의 가토 인비저블’ 출품해 은상, 지난해 시 은상이은 쾌거
김경란 기자 | 승인 2021.12.28 13:42

 

경기도 하남시 미사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주향호 실무관이 2021년 공직문학상에 시 <당신의 가토 인비저블>을 출품해 은상을 수상했다. 지난 2020년 시 <바람도서관>으로 공직문학상 은상을 수상한 것에 연 이은 쾌거이다.

공직문학상은 인사혁신처에서 주최하고, 공무원연금공단에서 주관하며 공직자의 정서함양과 문학적 소질을 계발하여 행정에 창의성을 도입하고자 1998년 공직문예대전으로 추진되다 2020년 공직문학상으로 개편됐다.

공직문학상 참가부문은 시, 시조, 수필, 단편소설‧희곡, 동시, 동화 등 순수문학 분야와 공직윤리(재능 나눔‧자원봉사, 청렴, 적극 행정 등), 공직 공감 등 공직 참여 분야 총 8개이며, 올해 총1189편이 출품됏고 47편이 입상했다.

주향호 실무관의 2021년 공직문학상 은상 수상작 표제인 <당신의 가토 인비저블>에서 가토 인비저블은 프랑스어로 ‘보이지 않는 케이크‘란 뜻이며, 과일 등 여러 토핑을 밀가루 안에 쌓아 안보이게 만드는 케이크이다.

주향호 실무관은 “하남시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 공무직들 그리고 그밖에 눈 띄지 않지만 곳곳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일꾼들의 모습이 마치 가토 인비저블의 모습처럼 느껴졌다”며 “힘들지라도 본인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늘 긴장하며 맡은 바 소임을 다하기 위한 마음가짐을 늘 지녀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이 힘든 시기에 하남시를 위해 일하는 모든 이들과 시민들을 응원하고 싶었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 당신의 가토 인비저블

하남시 미사도서관 주향호


나는 민원인을 응대하고 있지만 한 편으로는 늘 케이크를 만든
답니다. 부드러운 쉬폰케이크만큼 사람도 얇아서 저마다 구멍
하나씩은 지니고 있기에 쉬폰케이크를 전문적으로 만들었어요.

재난지원금이 생긴 후부터는 가토 인비저블이라는 특별한 케이크에
관심을 가졌어요. 세상에도 구멍이 났기 때문인데요. 재앙이 닥칠
때 우리의 답은 늘 하늘이어서 “왜 우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나요?”
하고 묻게 되고 나는 오존층에서 쏟아지는 자외선을 손바닥으로
막으며 사실은 내 탓이어서 빛에게 부끄럽다고 고백하게 된답니다.
하늘의 답도 역시, 지상에 사는 우리여서 빛은 우리의 구멍을
층층이 엮어서 원래의 방향을 따라 하늘로 되돌아가는 것이 본연의
일이라는 것을 알려주지요. 무작정 기다려야 했거나 평등하지
않다고 느꼈거나 가난했던 마음을 과일과 채소 슬라이스로 층층이
쌓아 올릴 때 보이지 않게 반죽하여 굽는 방법은 무척 매력적
이었어요.

까마득히 먼 번호표를 뽑아 들고 다가와 다짜고짜 화를 내는
민원인이나 온종일 말동무가 필요한 민원인에게는 달콤한 재료,
까칠한 동료와 무서운 상사에게는 달지 않은 재료를 고르지요.
케이크를 만들 준비가 끝나면 나는 손에 밀가루를 가득 묻히고
잠시 눈을 감아요. 내 손을 잡고 끝도 없이 달려서 바다에 닿은
타인이 새하얀 케이크를 내밀던 날을 떠올려봐요. 입으로 바람을
일으켜 촛불을 끄는 것은 누구나 좋아하니까, 나를 여기까지 데려
왔겠지 이해하면서요. 심술궂은 바다가 달려와 나를 끄고 도망치고
또 끄고 도망치네요. 나는 심지에 맺힌 촛불이 타인의 눈물이라서
내가 후-하고 날려준 후에야 비로소 희망을 맛봤답니다. 빛이 잘
돌아가고 있을 거라는 상상이 허락된 순간이었어요.

케이크는 어쩌면 당신의 구멍 난 날들을 밀가루 속 글루텐 성분으로
엮어 초를 꽂게 하려고 만들어지는 건지도 모르지요. 살다 보면
당신도 응원을 받아야 할 때가 있을 테니까요. 굽기가 끝난 가토
인비저블을 당신께 드리겠어요. 맛있게 드시려면 보이는 곳에 놓아
둔 채 미룬 일을 하면서 가토 인비저블을 일단 까맣게 잊어보세요.
곧, 한적한 순간이 와 옳거니 하는 박수 한 번에 한 가지를 깨닫고
아차 하는 박수 한 번에 잘못 하나를 인정하게 될 때 겹겹이 쌓인
높이 그대로 한입에 넣지 말고 포크로 조금씩 떼어 혀끝으로 음미
하는 것이 좋겠어요.
제빵사가 되지 그랬냐고요? 과일과 하나가 된 반죽은 다 구워지면
거의 보이지 않게 되는데 나도 보이지 않게 살고 싶을 뿐이어서요.

(이상)

 

김경란 기자  nan6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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