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서울 강남 전세값이 떨어져도 하남은 입주물량이 대거 쏟아지며 나오는 매물마다 완판을 치고 있어 전세값 하락이 남의 얘기가 되고 있다.

8일 강남과 하남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작년 연말까지만 해도 전세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전세난에 허덕이던 강남권 잠실, 개포동 일대 재건축 단지에서 때 아닌 역전세난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전세 물량은 늘었는데 찾는 사람은 급감해 전세가가 수천만 원씩 떨어져도 나가지 않고 전세 물건만 쌓여가는 상황이다.

지난 1월 조합장을 선출하고 본격적으로 재건축에 나선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 5단지의 경우 전셋값이 올해 초와 비교해 평균 5천만 원 이상 떨어졌다. 전세가 나와도 찾는 사람이 없어 물량이 쌓이고 있어서다.

잠실주공 5단지 경우 전용면적 76.49㎡가 올해 초 전세 시세가 4억 원대였는데 6월 현재 3억∼3억5천만 원 수준으로 5천만 원 이상 떨어졌으며 작년 시세보다 5천만∼7천만 원 낮춰서 전세가 나와도 잘 안 나간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이처럼 잠실주공 5단지에서 역전세난 현상을 보이는 것은 인근 위례신도시와 하남 미사강변도시에서 최근 입주물량이 대거 쏟아져 새 아파트로 옮기는 이주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114에 집계에 따르면 위례신도시에서는 지난해부터 위례래미안, 엠코플로리체, 위례아이파크 1차, 위례힐스테이트, 그린파크푸르지오 등이 입주를 시작해 작년 한 해 동안 4330가구 물량이 쏟아졌다.

업게 관계자는 "예전에는 송파구의 전세물량이 많이 부족했는데 위례신도시가 입주를 시작하면서 송파구와 비슷한 수준의 전셋값으로 새집에서 살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세입자들이 위례신도시로 옮겨가는 추세"라며 "송파 일대의 양호한 새 집들도 예년보다 전세 수요가 감소하다보니 재건축 단지를 찾는 사람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지난달 말 기준 잠실주공 5단지와 개포주공 1단지 전세 거래 건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줄었다.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잠실주공 5단지에서 거래된 전세 물량은 지난달 말까지 모두 20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78건)에 비해 26.98% 감소했다.

반면 부동산 업계는 하남은 올 해 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위례신도시 입주 물량이 계속 쏟아질 예정인데다 재건축도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잠실주공 5단지 등 재건축 단지의 역전세난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남은 지난 4월부터 분양에 들어간 건설업계들이 내 놓는 물량마다 완판을 치며 인근 서울 등과 대조를 보여 하남의 부동산 열기는 시간이 갈수록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들어 4월부터 입주가 시작돼 하남시민 인구가 점차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 분양하는 물량마저 완판하고 있으며 덩달아 전세값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박필기 기자  ppk9114@hanmail.net

<저작권자 © 하남 Time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