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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록위마 指鹿爲馬’(고향의 소리) 정충모 시인
박필기 기자 | 승인 2018.12.16 20:06

매년 그래 왔지만 올해 역시 기복이 심한 다사다난한 한해였다. 제발 올해만큼은 전 해의 전철을 밟지 않고 활기차고 정의로운 사회가 되기를 소망 하면서 ‘지록위마’의 고사를 음미해보았다.

권세와 부귀를 누린 진시 왕이 죽으면서 환관인 조고(趙高)에게 장자를 왕으로 봉하라고 유언을 남기고 죽었다. 하지만 조고는 진시왕의 유언을 어기고 나이어린 호해(浩亥)를  2세 황제에 올려놓았다. 자기의 야심을 채우기 위해서였다.

그런 다음 어린 황제를 조종하며 방해물로 생각되는 중신과 장수들을 모조리 죽여 버렸다. 그 뿐만 아니었다. 충신 이사(李斯) 마저 내쫓고 스스로 재상 자리에 앉는 한편, 차후에 2세 황제를 자기의 측근을 옹립하려는 야심을 키워나갔다.

그는 신하들 중에서 자기 지지가 몇 명이나 되는지 시험해보기로 하고, 어느 날 황제에게 사슴 한 마리를 바치면서 말(馬) 이라고 했다. 그러자 황제는 언짢은 표정을 지우며“승상이 괴이한 소리를 하는군! 사슴을 말이라고 하다니!, 이개 도대체 사슴이오! 말이오? ”하며, 신하들을 둘러보며 자문을 구했다. 하지만 조고의 위세에 눌린 대신들은 거의 말 이라고 대답 하였다. 사슴이라고 솔직하게 대답한 재상도 있었지만 거의 대부분 말이라고 대답했다.

조고는 사슴이라고 말하는 자들의 얼굴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가 죄를 뒤집어 씌워 죽이거나 귀양을 보냈다. 그 이후로는 진솔하게 이의를 제기 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옳게 말을 했다간 어떤 참변을 당할지 모르니까……. “

이와 흡사한 이야기가 수양대군 시절에도 있었다. 수양대군이 세조로 등극하고는 여름 삼복더위에 화로에다 장작불을 켜놓고는 대신들 앞에 부체를 꺼내들고 허, 시원하도다! 시원하도다를 연신하며 대신들에 눈치를 살폈다.

대신들은 분명 더운데 지글지글 화롯가에서 시원하다고 부채질을 하는 세조의 행위를 보며, 마마 시원 합니다, 아니, 덥습니다! 아, 아니 시원 합니다. 분명 더운데도 대신들이 갈피를 못 잡고 왔다 갔다 하는 것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지엄한 상감 앞에서 바른 말을 했다 가는 살아남지 못할 것을 우려해서 중심을 잃었던 것이다.
 
임금이 아무리 폭군이라도 신하들이 영악하면 나라의 기강이 바로 잡힌다는 것을 우리는 기나긴 역사를 통해 수없이 보아 왔다. 우리 위정자들은 지록위마를 교훈삼아 새해는 새로운 각오로 이 어려운 난국을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야 하겠다.

2018년 대한민국 호 역시 암담하다. 어떻게 항해를 하게 될지 끝이 안 보인다. 집권 3년 차를 맞는 정부는 그동안 밀려온 적패 문제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통일성과를 어떻게 거둘까? 골이 깊은 한일 관계는 극적 봉합을 이룰 수 있을까? 끝없이 무너지는 저 성장 경제 늪에서 탈출해 도약 할 수 있을까? 사회, 경제 문화의 산적한 현안들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걱정이 태산이다.

설상가상 요즘 경기도지사가 2012년 4월 친형을 강제 입원시킨 것이 검찰 조사에서 들어나 결국 직권 남용으로 기소되었다. 그러나 이른바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의 주인으로 지목됐던 이 지사의 아내 김혜경 씨는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됐다.

이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지사와의 2015년 문후보가 1위에만 납부한 준조세를 대기업 준조세법을 만들어 중소기업을 권력형 횡포에서 벗어나겠다고 공약한대서 이재명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게 대통령이나 된 것처럼 친위적 태도가 문 대통령의 심사를 건드려 괘씸죄에 걸려들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공세적으로 토론하는 것은 좋은데, 답변할 기회는 주지 않고 자기말만 주입시키는 것이 후보의 태도가 아니다. 상호간 의사를 존중해가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이 후보는 자기만의 시간으로 활용한 것이 마이너스가 된 것이다.

야당들도 대통령이 안팎으로 불철주야 국가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며 쪽박은 깨지 말고 협도동심을 발휘하여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정신을 가져보자, 대통령혼자서 잘 먹고 잘살려하는 것이 아니다. 전 정부 외교 실책도 차고도 넘친다. 이를 본보기를 한다면 기뻐서 쾌재 부릴 때가 아니다.
 
위의 정황들을 보고, 2018년도 고사성어는 무엇으로 정해 볼까하다 ‘결자해지(結者解之)’ 을 생각했다. 해석하자면 맺은 사람이 풀어야한다는 뜻이다. 원인을 만든 사람에게 결과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뜻도 되고, 문제를 만든 사람이 그 문제의 해답을 제일 잘 안다는 뜻도 된다.
  
이 지사는 지록위마의 고사를 인용해 위기를 탈출해보려 하지만 헤어나기가 그리 쉽지가 않은 것 같다. 분명 어느 한쪽이 잘못 있는데 상호간 논쟁만 치열하다. 앞으로 지켜보아야 알겠지만 정치적 문제에서 사회적 차원에서 해결 됐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소망이다.

◆ 시인 약력 : 1943년 하남시 출생, 1993년 캐나다 이민, ‘지구문학’으로 등단, 지구문학작가회의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 캐나다문인협회 회원, 전 국제펜클럽 캐나다지부 회장, 전 캐나다한글학교 이사.

박필기 기자  ppk91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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