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남감일 택지개발지구에서 잇따라 발굴되고 있는 문화 유물을 반드시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사진은 하남문화지킴이가 감일지구 출토 유물을 둘러보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이곳에서 발굴 출토되고 있는 문화유물들이 백제시대 귀족층 석실고분으로 밝혀지면서 하남이 한성백제의 옛 도읍지임을 증명할 수 있는 중요한 사료로 가치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이에 하남문화원 유병기 원장을 비롯한 하남지역 문화유적 유물에 관심이 높은 뜻있는 시민들이 하남의 문화유산을 고스란히 보존해야 한다며 ‘하남문화유산지킴이(위원장 유병기)를 지난 5월 10일 발족한데 이어 6월 11일에는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제기해 주목을 끌고 있다.

18일 하남문화유산지킴이와 향토문화연구원 등에 따르면 최근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인 감일지구에서 백제문화 유물이 잇따라 발굴됐다. 지난 3월 한성백제시대로 추증되는 석실 30여기가 발굴 발표된데 이어 4월에는 51기 등 모두 53기의 석실묘가 발굴됐다고 발표됐다.

발굴은 감일지구 개발이 시작된 후 지난 2015년 11월부터 시작해 최근까지 발굴된 결과로 석실분은 일반인이 아닌 귀족층의 무덤 형태로 밝혀지고 있다. 인근 방이동 고분군에서 1~2기가 나온 것을 비롯해 전국에 70여기가 산재하고 있지만 석실분이 한곳에 대량으로 발견된 것은 감일지구가 처음이다.

이곳에서 직구광견호(直口廣肩壺·아가리가 곧고 어깨가 넓은 항아리)를 비롯해 중국에서 제작된 청자 계수호(鷄首壺·닭머리가 달린 항아리)와 부뚜막형 토기 2점 등도 출토됐다.

특히 이번에 발굴된 석실분은 왕실의 최고위층 집단무덤으로 밝혀져 그동안 하남이 한성백제 도읍지임에도 불구하고 도읍지로서의 뒷받침 사료가 부족했으나 이를 뒤엎을 수 있는 근거를 증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인근 송파구는 오래전부터 풍납토성을 발굴하면서 그곳 일대가 한성백제(온조가 하남위례성 첫 도읍을 정해 백제를 건국한 후부터~제21대 개로왕 475년까지)의 첫 도읍지이자 중심지라고 단언하게 된다.

발굴에 참여했던 학계들마저 송파구의 주장에 손을 들어주면서 풍납토성이 곧 한성백제의 도읍지로 인식되게끔 하며 송파구는 급기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 신청을 계획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재범 하남역사박물관장은 “이번에 출토된 석실분은 왕실을 비롯한 최고위층의 집단무덤으로 백제 고분 유적으로 보인다”면서 “백제가 도성을 만들면서 최고위층과 유공자를 묻기 위해 마련한 장소, 현대로 치면 ‘백제판 국립현충원’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웅진ㆍ사비 중심인 백제역사유적지구를 한성도읍기 백제 유적으로 등재할 경우 감일동 고분군도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관장이 밝힌 부분은 상당한 의미를 부여한다. 감일지구에서 발굴된 석실분은 백제 최고위층 즉, 왕실고분으로 추증되며 또한 하남이 한성백제의 중심이었다는 반증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중요유물을 택지개발로 훼손될 위기에 처해있으며 하남시가 앞장서서 지키지 않으면 누가 지킬지 감일지구 유물은 원형 그대로 반드시 보존돼야 바람직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송파구가 처음에는 몽촌토성이 한성백제 도읍지라고 주장하다가 풍납토성이 새롭게 발굴되면서 풍납토성을 백제 도읍지라고 번복 주장하며 마치 송파 일대가 한성백제 중심지라고 하는 부분을 뒤엎을 수 있는 사료로서 보존이 강조되고 있는 부분이다.

하남은 오래전부터 고골과 교산동, 춘궁동 일대가 한성백제의 중심지였음을 주장해왔다. 천왕사 터가 그렇고 왕성터로 추증되는 교산동 건축물 교각이 그러하며 전진기지 역할을 한 이성한성과 왕성의 창고 역할을 한 상사, 하사창동이 그렇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양식 있는 학자들이 “하남은 한성백제의 첫 도읍지”라며 역사학자 이희진 교수와 강찬석 문화유산연대 대표가 지난 2010년 11월 두 사람이 공동으로 저술한 저서 ‘잃어버린 백제의 첫도읍지’를 통해 하남위례성을 찾아야 하는 이유와 한성백제 도읍지의 도시구조를 분석하는 주장을 펼치며 하남이 바로 백제의 첫 도읍지라고 주장해 주목을 받았다.

이와 관련 하남문화유산지킴이는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하남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존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청원을 제기했다.
    
하남문화유산지킴이는 지난 8일 “LH공사에서 시행하는 공공주택지구인 감일지구에서 발굴된 4세기중반~5세기 초반으로 추정되는 백제시대 횡혈식 석실고분 53기에 대해 보존을 해달라”고 청원했다.

또한 “'역사를 잃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라는 말이 있다”며 “아무리 중요한 유적이라 하더라도 원형이 사라지고 나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역사를 저버리는 일이며, 고대사 연구의 한계를 갖게 하므로 고대 문화유산이 훼손되거나 보존에 소홀하거나 부족함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남문화유산지킴이는 “20만 명을 목표로 하는 국민 청원은 6월8일부터 7월8일까지 한 달 간”이라며 “현재 청원이 진행 중인 만큼 하남시민들이 모두 참여해 청원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유병기 위원장은 “우리의 역사는 스스로 지키지 않으면 사라질 수 밖에 없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고분군과 대한민국 최초로 발굴된 유물 4점을 반드시 하남에서 볼 수 있도록 시민여러분들과 함께 지켜 나가자”고 말했다.

국민청원은 모바일 또는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266311)로 접속해 동의하기를 누르면 된다.

한편 하남문화유산지킴이는 이곳 일대에서 나온 문화유적 유물을 보존할 수 있는 박물관 건립도 함께 추진하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박필기 기자  ppk91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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