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8천600여만원이 투입돼 어렵게 복원한 ‘황포돛배’가 복원된지 4년이 지났으나 방치된 채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황포돛배를 재현해 하남시가 한강역사를 주도해야 한다는 여론이 뜻있는 시민들사이에서 대두되고 있다

 하남에 거주하는 경기도무형문화재 제11호인 김귀성 씨에 의해 4년 전 경기도 예산 8천여만원을 지원받아 만든 황포돛배는 하남시의 문화정책 부재 속에 2년 전부터 공매처분 절차를 밟아오는 등 우여곡절을 겪어 왔으나 응찰자가 없어 처분도 못하고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한 채 장기간 방치되어 왔다.

 이 같은 방치로 인해 하남시는 최근 시의회로부터 행정사무감사에서 방치사유를 지적받았으며, 시는 뒤늦게 대안 찾기에 나섰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황포돛배는 지난 2004년 김 씨에 의해 길이 20m 폭 4.3m 높이 1.5m 돛 길이 12m에 이르는 규모의 완성품으로 복원된 배다. 하지만 제작완성과 더불어 한강에 제대로 한번 띄워보지도 못 했을 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 보여줄 수 있는 전시장도 없어 전시도 못한 채 현재 하남수목원 입구에서 4년간 썩혀 왔다.

 황포돛배와 관련, 시의회 지적을 받은 하남시는 앞으로 감정평가원에 감정을 의뢰해 재차 매각 절차를 밝아 나가겠다고 밝히자 시의회는 “전시장소 물색 등 새로운 활용방안을 찾아보라”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 하남시는 “당초 황포돛배를 제작하게 된 원인이 전통 강배를 복원하기 위한 건조기능을 알기위해 만든 만큼 배의 활용 여부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시말해 당초 황포돛배 복원은 실질적 재현을 위한 복원이 아니라 그 기술과정을 알기 위한 단순 복원이었다는 주장이며 활용하기 위한 복원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배를 건조한 김귀성 씨는 “배를 복원해 우리 전통문화를 살리자는 취지로 황포돛배 복원이 이뤄진 것이지 단순히 건조과정의 기술보급이나 기능을 알고자 복원한 것은 아니다”며 하남시와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또한 “복원된 이 배를 잘 활용해 하남시의 문화적 상품으로 가꿔 가는 것이 당초 예산을 투입해 만든 취지를 살리는 것 아니냐”며 하남시의 문화정책 부재의 아쉬움을 꼬집었다.

 이와 함께 김귀성 씨는 “하남시가 우리고유의 문화적 상품과 가치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황포돛배를 관광상품으로 개발 할 수도 있는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현재 복원만 된 채 활용방안을 찾지 못해 방치돼온 황포돛배는 본래 물 위에 띄워 보관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무른 대책 없이 창고에 마구잡이로 보관돼 목재가 갈라지거나 벌어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 방치된 황포돛배를 수리해 실질적으로 한강에 띄워 황포돛배의 옛 위용을 되찾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시민 김 모씨(45)는 “하남이 백제문화의 맥을 이어온 역사의 도시답게 전통문화를 되살려 전통과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도시로 나아가야 한다”며 “황포돛배와 같은 전통 배를 한강에 재현해 하남시의 이미지를 새롭게 함은 물론 하남시가 한강의 역사를 주도해 갈 필요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박필기  hanamilb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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