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지역 정서를 무시한 이번 더불어민주당의 하남시 국회의원 공천은 행포에 가깝다. 만만한 게 뭐라고 하남시민들의 정서를 무시한 결과물로, 중앙당 홀로만의 공천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사진은 4일 서울 민주당사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는 하남 민주계 시민들/제공 강병덕 선거사무소)

오죽하면 여·야 모두 갈데없는 사람 하남에 내리꽂느냐는 부정적 시각이 팽배하다. 시민들의 정서 또한 납득할 수 없는 공천이라는데 공감하는 분위기가 분명하다.

특히 하남지역 곳곳에서 주민들과 부대끼며 땀 흘려온 하남 민주당 예비후보들이 ‘닭 쫓던 개 지붕쳐다 본다’는 결론에 허탈해 하고 있다. 이들은 하남 민주당의 앞날이 더욱 우려된다며 총선패배로 이어질까 자조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하남시 갑에 추미애(66) 전 법무부장관을, 을에 김용만(37)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이사를 단일후보로 전략공천 했다.

이에 지역 민주계가 크에 반발하고 나섰다. 민심의 뿌리인 호남출신 향우회가 공식적으로 공천철회를 주장하는가 하면 하남지역 민주인사들의 국회 중앙당사 앞에서 펼친 시위는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사안으로 해석된다. 총선 패배와 직결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하남지역 전략공천 문제는 기존 1개의 선거구에서 2개의 선거구로 늘어나 2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해야 하는 중요한 기로에서 2명 모두 하남과 전혀 상관없는 인물이 낙점받았다.

그동안 하남 민주계에서는 1곳은 전략공천을 예상하며 대체적 수긍하는 분위기였으나 나머지 1곳마저 전략공천이 확정되자 이는 중앙당의 일방적 행포라는데 공감하고 있다. 하남민주계는 선거구 2곳 중 1곳 만이라도 지역 정치인을 고려한 경선이라도 했으면 화가 덜 났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전략공천의 경우 민주당 당규 10호 ‘공직선거 후보자 추천 및 선출공직자 평가위원회 규정’에 따라 ‘분구가 확정된 선거구 중 현직 국회의원이 불출마 해 지역위원장의 공석’인 곳과 ‘해당 선거구 후보자의 경쟁력이 현저히 낮은 곳’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직의 최종윤 의원 불출마로 하남지역 1곳의 전략공천은 누구나 예상 했었던 일이다.

이 같은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남갑의 경우 수십년 간 민주당 후보로 나서기 위해 지역민과 부데끼며 헌신해온 인물들이 모두 배제됐기 때문이다. 중앙당 차원에서 ‘챙겨야 할 사람을 챙긴’ 공천이라는 비판이 따르는 것이다. 하남민주계 정치인들로서는 안방을 손님에게 뺏긴 꼴이어서 더욱 뼈아픈 상황이다.

이번 전략공천에 대해 하남 민주계는 ‘중앙당의 힘의 논리에 의한 행위’로 해석하고 있다. 이들은 “과연 추미애가, 그리고 김용만이 왜 하남에 내려 오는가”라며 “이들이 하남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의혹의 눈 초리를 보내는 것이다.

이들은 추 전 장관에게는 “도대체 돌고 돌아 하남으로 내려온 게 추 전 장관과 하남시와 무슨 상관이 있으며 김용만 이사 또한 증조할아버지가 백범 김구선생이었다는 것 외에 무엇을 내세울 만한 후보인지, 하남과는 무슨 상관이 있는지?”에 쓴소리를 뱉고 있다.

실제로 국힘 일각에서는 추 전 장관에 대해 “국힘의 나경원 후보 때문에 하남으로 도망 왔는가?, 지금 살고있는 곳은 어딘가?, 서해공무원 피살당시 해영경찰의 ‘월북’ 발표에 법무부 장관으로서 뭐했나? ”는 등 그의 부정적 행적을 공개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김용만 이사 또한 "하남과 무슨 상관있는 인물이냐”며 “‘백범 선생의 후광으로 정치에 알려진 인물’ 외에 무엇을 더 바랄수 있는 후보인지 의심스럽다”고 깍아 내리고 있다. 이 같이 민주계로서는 이번 민주당 공천 파동이 국힘에게 어부지리가 되고 있다는 게 더욱 뼈아픈 부분이다.

하남갑은 강병덕, 오수봉, 추민규 등 지역의 내로라하는 후보들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곳이다. 을지역 전략공천이 예상됨에 따라 민주당 예비후보 6명은 모두 갑선거구 출마를 향해 뛰고 있는 곳이다.

이들은 이번 선거에서 여당 후보와의 싸움에서 결코 밀리지 않는 형세라고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하남 민주계 정치인으로 4·5·6기 이교범, 6기(보궐) 오수봉, 7기 김상호 시장을 배출하고,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최종윤 후보가 50.3%를 얻어 상대 후보와 33.4%의 큰 차이로 당선된 곳으로 전략공천과는 거리가 먼 지역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전략공천이 아니어도 얼마든지 민주계 승리가 예상된다는 반응이다. 거꾸로 말해 중앙당이 오히려 말썽 있는 후보를 내세워 총선패배를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에 무게가 실리는 부분이다.

이번 공천에 불복, 민주당 강병덕·오수봉·추민규·이희청 예비후보는 지난 1일 성명서를 발표 공천철회와 경선 추진을 촉구했다. 이어 표심의 뿌리인 호남향우회는 3일 전략공천을 단행한 중앙당의 일방적 결정에 심각한 우려와 분노를 표한다며 같은 취지의 공천철회를 강조했다. 4일에는 하남민주계 대표적 인사 100여 명이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전략공천을 규탄, 파문은 확대되고 있다.

한 예비후보는 “하남시를 지키던 지지자들과 당원들의 그동안의 헌신과 희생도 보상은커녕 촌구석 사람들의 소꿉장난 취급 되고 있다”며 “당원의 권리와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약속도 무참히 짓 밟았다”고 분개했다.

선거는 명분이라고 했다. 잘났던 못났던 하남지역 민주계 역사를 온몸으로 지켜온 인물들이 하남을 대표해 하남을 지키고 하남시민을 대변하는 게 올바른 방향일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낙하 투입된 후보가 하남을 위해 얼마나 일할 것인가라는 자성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중앙당의 일방적 인물 챙기기에 하남이 희생돼서 되겠는가, 그들의 힘의 논리와 정치적 출세라면 어디든 상관없이 뺏지만 달면 그만이라는 당과 사람들이 있는 한 하남의 발전은 더디기만 할 것"이라는 민주계 퇴보론이 일반 하남시민에게도 전파되고 있다.

‘낙하산 공천은 결국 추락할 것’이라는 소리가 각인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하남의 민주계 역사가 여기서 멈춰질까 두렵다는게 이번 민주당 공천이 시사하는 하남민주계의 목소리이다. 

박필기 기자  ppk91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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