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의 대표적 사적(제422호)인 이성산성 서문지 복원이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이성산성은 최근까지도 신라의 한강유역 진출 후 쌓은 신라의 석성인지 아니면 한성백제 초기 석성인지에 대한 논란은 명확히 해명되지 않은 상태다.(사진은 이성산성 서문지 모습)

하남시는 하반기 1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이성산성 서문지 복원에 나섰다. 이에 따라 지난달 31일 이성산성 서문지 복원사업을 위한 입찰을 공고해 8일까지 업체를 선정한다. 이후 서문지 성벽 복원 등 정비를 올해 안에 완료할 계획이다.

이성산성 발굴은 한양대학교박물관에서 15차 발굴까지 조사가 이뤄졌다. 15차 발굴 까지 신라가 한강유역에 진출한 뒤 쌓은 삼국시대 산성으로 알려진 게 보편적 시각이다.

이와 함께 지난 2022년 15차 발굴조사에서 서문지가 발견됐다.앞서 2016년 13차 발굴 당시 한양대학교 박물관 조사팀이 문지공석 2개와 1차 성벽과 2차 성벽 및 다수의 기왓장, 토기 파편 등을 출토했다.

이어 14차 발굴을 거쳐 15차 발굴조사에서 맹암거 시설(배수로 시설)과 성내 회곽도(이동로) 등 서문지 구조에 대한 발굴 조사가 이뤄진 것. 여기서 배수 시스템이 과학적으로 조성된 것을 확인했으며 현재는 복토 된 상태다.

시는 이번 복원 공사를 통해 서문지 성벽 및 육축부 유구를 노출시켜 정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문지는 초축을 기준으로 잔존 성벽 높이까지 복원하고 문방석을 노출시켜 초축의 성벽과 개축으로 이어지는 문지의 변화과정을 볼 수 있도록 정비하기로 했다.

이성산성은 한때 백제의 수도 위례성의 후보지로 주장되거나 고구려 축조설이 주장되기도 했다. 인근 풍납토성과 몽촌토성은 백제가 축성했다고 확인됐음과 달리 이성산성은 신라 유물들이 대거 출토되면서 신라 진흥왕이 한강유역 진출의 6세기 중반 축조된 성이라는 게 학계의 주장이다.

발굴당시 목간이 출토되면서 축성시기가 새로운 전환점의 논란이 돼 왔다. 그동안 초기 한성백제의 성일 것이라는 하남시 향토사학자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일부 사학계에서는 신라가 이성산성을 지배했던 시기에 제작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이러한 가운데 목간을 놓고 고고학자들은 663년 무진년일 것이라는 주장과 일본학자들의 603년이라는 엇갈린 주장에도 한강 진출후 신라성이냐 통일신라 성이냐에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이 같은 시기도 아닌 결정적 단서는 8각, 9각, 12각 건물지가 발견되면서 통일신라냐 한강진출 후 신라냐를 훨씬 뛰어넘은 시대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8,9,12각 등은 당시 양식에서는 없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초기 한성백제 시대의 축성일 것이라는데 힘을 받고 있다.

8각 건물은 하늘에, 9각 건물은 땅(토지)에, 12각은 사람에 제사를 지낸 주장이 제기되면서 이성산성은 삼국시대 초기 한성백제의 성일 것이라는 하남시 향토사학계의 대체적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더불어 서문지 복원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성산성의 성 외곽에서 안쪽 땅속 3~4m에는 초축으로 알려진 백제성 형태가 뚜렷하게 있으나 아직까지 고증되지 않고 묻혀있으며 8각, 9각, 12각 건물지의 목적이나 각 중앙 제단의 용도 등은 밝혀지지도 않은 채 덜렁 신라시대 성으로 발표돼 이성산성 전체의 재고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필기 기자  ppk91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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