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 검단산은 수도권 최고의 명산이다. 수많은 등산객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하남의 자랑이다. 하남시는 한성백제의 첫 도읍지이자 왕성이었고, 검단산에는 동명제단이 있어 백제의 왕들이 왕위에 오른 후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 ‘검단’이란 명칭이 ‘신성하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검단산은 하남의 역사적 근원과 정체성이다. 신성한 검단산을 뚫어 고속도로를 내겠다는 중부연결 민자고속도로는 발상부터 잘못됐다.

남양주 필요에 의한 민자고속도로 신설계획으로 하남시민, 환경단체, 특히 천현동 주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남양주 진접읍에서 하남시 하산곡동까지 검단산에 두 개의 터널을 뚫어, 약 4km 구간에 걸쳐 4차선 고속도로를 내서 중부고속도로와 연결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사업명이 [포천-남양주-하남 중부연결 민자고속도로]인데 들여다보면 지자체는 남양주와 하남시만 해당된다.

사업계획서에는 분명히 ‘포천-남양주-하남’이라 적혀있지만 사실 ‘포천시’는 해당되지 않는다. 남양주시만 해당된다. 이것은 눈속임이고, 거짓말이다. ‘포천시’가 사업 구간에 포함되지 않는데 왜 굳이 ‘포천’이라는 두 글자를 사업명에 표기했을까? ‘남양주시’만을 위한 사업이 아닌 것처럼 보이기 위한 속셈이 아닌가? 결국 남양주 시민의 교통망 확충을 위해 하남시를 희생시키겠다는 것이니 제2의 수석대교 사태와 다름없다.

검단산을 반으로 갈라지고, 천현4통과 새능마을은 마을을 뚫고 진출입하는 IC들로 난도질 당한다. 천현동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강 취수원 위로 고속도로가 지나가게 되니 33만 하남시민이 마실 물이 세상 끝나는 날까지 오염된다. 365일 취수원 위로 1만대의 자동차가 달린다. 1만대가 뿜어대는 매연, 타이어 가루 등 중금속, 분진으로 수질은 오염될 것이고, 특히 겨울에 뿌려대는 염화칼슘은 그대로 오염물질들과 섞여 취수원 또한 오염될 것이다. 고속도로, 다리가 놓일 위치가 하남시 정수장 바로 위, 한강 취수원 바로 위이다.

검단산을 횡으로 뚫겠다면서 전략환경영향평가 결과를 보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한다. 또 거짓말이다. 그러면서 맹꽁이 이동경로는 만들어주겠다고 하니... 참... 어의가 없다. 1조 4천억이 넘는 사업이다보니 돈 욕심은 나겠지만 4만 그루 나무를 베어내고, 교각을 세우고, 성토를 해서 고속도로를 놓을 계획이면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말할 수 있나? 이런 거짓말에 속을 하남시민은 없다.

이러니 그들이 형식적으로 하려는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가 요식행위인 것이다. 동식물 서식지, 수(水)환경, 지하수, 수질오염, 대기환경, 대기오염, 공기질, 토양, 토지, 지형 등 모든 자연환경은 중장비가 지나가면 파괴된다. 고속도로가 놓이게 된다면 우리는 검단산의 원형(原形) 모습을 볼 수 없게 된다. 공사가 끝나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5년 공사 기간 동안 공사 소음, 분진, 발파음, 셀 수 없이 많은 중장비 차들로 고통스러울 것이다. 공사가 끝난 뒤에도 365일 24시간 빛 공해, 소음 공해, 매연으로 우리 삶의 질은 엉망이 될 것이다. 중부고속도로 인근 지역에 살고 계신 주민들은 이미 그 고통을 겪으며 살고 있다. 겨울이면 고속도로에서 뿌려대는 염화칼슘으로 물도 땅도 시커멓게 썩은 물이 줄줄 새어나오고 나무도 말라 죽는다. 천현동 주민들은 이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이미 알고 있다. 그렇기에 결사반대, 끝까지 투쟁을 각오하고 있다.

자연에도 악영향을 미치지만 우리 사람들이 살아가는 환경은 어쩌란 말인가? 마을 한 가운데로 고속도로 진출입 도로가 3갈래 4갈래 뚫리면서 교각이 세워지고, 하루 1만대 이상의 자동차가 시속 120Km로 달린다.

주민들이 현재 살고 있는 집 앞 불과 10m 앞에 4차선 고속도로라니! 말이 되는가? 하남시민들은 잘 알고 있는 식당 <꽃누리들밥>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고속도로가 뚫린다. <꽃누리들밥> 식당 아래로 많은 주민들이 살고 있다. 내 집 앞으로 고속도로가 난다? 불과 10m 앞?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인가? 자연이 좋아 천현동에 대대손손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 이것은 너무나 가혹한 시련이다. 천현동 주민들이 남양주 시민들을 위해 이 거대한 고통을 견뎌야 하는 이유는 없다. 피해자가 단 한 명이라 해도, 나는 그분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이 사업을 제안한 한라건설은 민자고속도로에 대한 적격성검사 결과를 하남시 주민대책위원회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적격성검사 결과를 수차례 요청했지만 묵살되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하남시 천현동을 중심으로 유관단체 회장단과 주민 5000명은 지난 2023년 1월 사업이 발표되자 마자 반대 서명부를 작성하여 세종시에 제출하였고 이후 하남시도 국토부에 ‘반대한다’고 의견 제출했다.

이현재 하남시장도 “주민들이 반대하면 나도 반대한다”고 수차례 말씀하셨다. 하남시가 강력하게 반대하면 민자고속도로는 성사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있는데 주민설명회가 강행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7월 14일 2시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가 무산됐다. 무산된 주민설명회 말미에 시공사 측 사회자가 “주민설명회를 생략하겠다”고 말했다. 생략? 분명히 말씀드린다. ‘생략’이 아니고 ‘원천봉쇄’다. ‘생략’이라고 말한 저의가 의심스럽다. 우리는 앞으로도 하남시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사업 설명회는 듣지 않겠다. 하남시가 분명 ‘전면 재조정’, ‘하남시민은 반대’라고 의견 제출하지 않았는가? 먹기 싫다는 독약을 억지로 입에 쑤셔 넣지 마라.

7월 14일 1시, 2시에 있을 주민설명회에 앞서 주민대책위 임원들과 한라건설 사측 대표단의 사전 미팅이 있었다. 여러 논쟁을 펼치던 중 한라건설 사측 대표가 “주민설명회를 하지 않으면 주민만 손해다. 주민들이 막아도 얼마든지 국토부랑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하남시민 알기를 우습게 아는 한라건설은 당장 사과하라. 그리고 2021년 하남시를 제물로 바치는 민자고속도로 계획의 싹을 자르지 못한 하남시는 반성하라. 하남시민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중부연결 민자고속도로다. 하남시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막아야 한다.

남양주 조응천 국회의원은 본인의 치적인양 중부연결 민자고속도로를 기사화했다. 중부연결고속도로가 남양주 교통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새로운 중심축이 될 것이라며 국토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왔고, 앞으로도 국토부, 지획재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한다(경인일보, 2022. 01. 06).

지자체간 연결하는 고속도로는 지자체간 필요충분조건이 성립돼야 하고, 하남시 구간이 포함된다면 하남시 주민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 사업자가 제안한 민자고속도로 사업이니 당사자인 하남시가 받지 않겠다고 하면 강행할 수 없다. 한라건설-국토부-조응천 국회의원이 지속적으로 협의해 오는 동안 하남시 국회의원은 무엇을 했는가?

남양주 시민을 위해 계획된 민자고속도로이다. 국토부는 남양주의 일방적인 목소리만 듣지 마라. 두 지자체 간 충돌이다. 하남시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민자고속도로! 하남시는 결사 반대한다.

하남타임즈  ppk91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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