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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화의 '성탄전야'(평설 정재영 장로)
기독교한국신문 | 승인 2015.12.15 13:57

벽난로 불 밝히고 창밖엔 눈이 오고
우리 따뜻하라고 창밖엔 눈이 내리고
언제든 내 몸에 달려 언 마음 안기라고

 

내 몸 어디에 가서 있나 살펴도 보고
씻고 가름 발라 나 향기로운 밤
사실은 그대가 나의 마른풀 구유였으면

 

   
▲ 정 재 영 장로
정형시는 외재율에 기조를 하고, 자유시는 내재율에 의탁한다. 외재율은 글자 수나 음보에 의하여 리듬을 얻는 것이다. 내재율은 외연과 내포 사이의 긴장에서 감각하는 리듬을 말한다.

말하고 싶은 원래 의도를 원관념이라고 하고, 그것을 비유해 놓은 것을 보조관념이라고 하는데, 다른 용어로는 전자를 외연(extension)이라 하며 후자를 내포(intension)이라 부른다. 그래서 외포와 내연 사이에 거리가 멀수록 생기는 긴장이 내재율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서로 상반된 양극화 작업인 ‘낯설게 만들기’를 해야 얻는다는 쉬클로브스키의 이론이 있다.

현대시조는 이 두 가지 리듬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단순히 외형에 의한 리듬, 즉 정형의 틀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시의 내재율까지 가지고 있다.

이 작품의 장소 실내는 벽난로가 있는 따스함이고 밖은 눈이 내리는 차가움이다.

첫 연의 차가운 눈은 역설적으로 실내에 있는 화자의 차가움을 따듯하게 해주고 있다. 가장 추운 곳은 화자의 언 마음이다.

두 번째 연은 성탄전야의 벽난로 곁에 있는 화자의 존재의식이다. ‘내 몸 어디에 가서 있나’는 자기 성찰이다. 아담과 하와에게 하신 하나님의 첫 질문에 대한 대답이라고 상상을 해도 무리는 아니다. 실내는 화자의 존재 장소이고 성탄전야에 내리는 눈은 신적 형상의 상관물이다. 씻는다는 것은 더러움으로부터 탈피 즉 회개를 통한 정결을 말한다. 기름을 바른다는 말도 치유와 사죄의 회복을 암시하고 있다. 향기로운 밤이란 신과 인간의 원초적 회복을 말함이다. 여기서 나오는 ‘그대’를 내리는 눈으로 해석하면 신적 대상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마른풀 구유란 예수님의 탄생하신 곳이다. 이것과 연결해보면 화자 자신의 새로운 사명감이나 거듭남을 함축하고 있다.

이처럼 은유를 통한 표현은 정형시에서도 중요한 수사법임에 틀림없다. 컨시트(conceit.기발한 착상)를 통한 내재율이 생기기 때문이다.

한국기독교시인협회 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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