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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조광작 목사 부적절 발언 일파만파사퇴 수리했으나 세월호 유가족 민사소송 제기 움직임도

“가난한 집 아이들 불국사나 갈 것이지...” 막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부회장 조광작 목사가 지난 20일 가진 긴급임원회의에서 “가난한 집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경주 불국사로 가면 될 일이지, 왜 제주도로 배를 타고 가다 이런 사단이 빚어졌는지 모르겠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한겨레가 23일 ‘한기총 부회장 “가난한 집 아이들 불국사로 수학여행 가지…”’란 제목으로 단독 보도하면서 한국교회 이미지 실추에 직격탄을 맞았다. 뒤늦게 조광작 목사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실언에 대한 사과와 함께 한기총 공동부회장직에서 물러났으나 세월호 유족들이 민사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져 사태는 점입가경한 상태다.

부적절한 발언 당사자인 조광작 목사와 소속한 한기총은 한겨레 보도 이후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어 상위(네이버 1위, 다음 1위)에 랭크되는 등 네티즌들의 관심과 함께 뭇매를 맞았다. 여기에 정치인까지 가세해 조 목사의 희생자와 유가족을 모독하는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정중한 사과를 촉구한다는 발언을 쏟아내 사건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사건의 발단은 홍재철 한기총 대표회장이 박근혜 정부의 경제활성화 대책에 부응하겠다는 취지로 마련한 전통시장 방문행사를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가 있는 경기도 안산시민시장으로 가도 좋은지 임원들의 의중을 묻자, 조 목사가 답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조 목사는 “가난한 집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경주 불국사로 가면 될 일이지, 왜 제주도로 배를 타고 가다 이런 사단이 빚어졌는지 모르겠다”고 밝히고, “천안함 사건으로 국군 장병들이 숨졌을 때는 온 국민이 경건하고 조용한 마음으로 애도하면서 지나갔는데, 왜 이번에는 이렇게 시끄러운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발언했다.

조 목사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와 관련해서도 “박근혜 대통령이 눈물을 흘릴 때 함께 눈물 흘리지 않는 사람은 모두 다 백정”이라고 발언해 세월호 참사로 슬픔에 빠진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공분을 샀다.
이러한 발언과 관련 조 목사는 “친지가 자동차를 타고 지방으로 여행하다 사고 나면 ‘기차 타고 갔으면 좋았을 텐데’ 하고 생각하듯, 바다 건너 배를 타고 제주도를 가다 사고가 나니 안타까운 마음에 목회자이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한 말”이라며 “잘못을 깨닫고 뉘우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백정’ 발언과 관련해서도 “소잡는 백정들이 눈물 흘릴 일이 없듯이, 박 대통령의 눈물을 두고 문제 삼는 사람들은 국가를 소란스럽게 하는 용공분자들이나 다를 바가 없다는 뜻에서 했던 말”이라고 답변했으나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조 목사의 발언에 대해 일반 네티즌들은 물론, 유명인, 정치인까지 가세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소장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쳤거나 목사의 탈을 쓴 악마”라고 비난 수위를 높였으며, 진중권 동양대학교 교수도 “사탄도 저렇게 포악한 사탄은 없을 것”이라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소설가 이외수씨도 트위터를 통해 “십자가에 매달아 손발에 쾅쾅 못을 박아 드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만드시네요”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도 23일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특별법·김영란법 대책회의에서 “기독교 목사가 한말이라고 믿을 수 없다”면서, “예수님은 부자가 천국 가기는 낙타가 바늘 길 지나가기보다 어렵다고 했다. 유가족을 모독한 발언을 정중히 사과해야 할 것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반 네티즌들의 공분도 만만치 않았다.

한 네티즌은 “반복 하건데, 사회의 수치다. 개신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저런 자들이 사회의 영향력 있는 자리에 올라 저런 말을 하고도 그 자리를 유지하게 하는 것 자체가 한국 사회의 밑바닥을 보여주는 것이다. 조광작 목사가 어떤 책임을 지는지 모두가 지켜봐야 한다”고 경고했고, 또다른 네티즌은 “기독교인에게 묻고 싶다. 눈물의 촛점이 희생자에게 있지 않고 대통령에게 향하고 있는 한기총 조광작목사는 ‘이단자’가 아닌지?”라며 한국교회를 향해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결국 조 목사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23일 한기총 홍재철 대표회장 앞으로 사퇴서를 제출했다.

조 목사는 사퇴서에서 “지난 20일 임원회의 석상에서 저의 잘못된 생각으로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 유가족분들과 실종자 가족분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를 드리며 용서를 구합니다”라고 본인의 발언에 대해 부적절했음을 시인했다.

이어 조 목사는 ”부적절한 발언으로 인해 유가족들과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에 대해 석고대죄 하는 마음으로 사죄하며 용서를 빕니다”면서, “한기총 대표회장님과 임원들과 모든 회원들에게 누를 끼쳐 본인의 잘못된 언행을 참회하는 마음으로 한기총 공동부회장직을 사퇴하오니 허락해 주시기 바랍니다”고 사퇴의사를 내비쳤다.

이에 대해 한기총 홍재철 대표회장은 즉각 사퇴를 수리하고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사죄하며,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에게 대단히 죄송하다”면서, “한 사람의 돌출발언을 통해 국민을 분노케 하고, 우리 모두의 마음을 슬프게 한 것에 대해서 정말로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다시는 공식·비공식 회의석상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 목사의 뒤늦은 후회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는 26일 가족대책위 차원에서 조 목사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조만간 법률 자문을 거쳐 정식으로 소송을 제기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유종환 기자  yjh44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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