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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길 목사] 아내의 적(敵)
기독교한국신문 | 승인 2014.05.08 11:26

눈 길 위에서 미끄럼 타다 / 어린 나이에 발목 부러지고 / 나이 들어 첫 아들 낳고 /등에 업고 가다 넘어질 때 / 아들 다치지 않게 한다고 / 길바닥에 먼저 엉덩방아 찧고 /그만 자기 골반 뼈에 금이 가 / 오랫동안 고생하더니 / 육십이 되어 팔목 뼈 가 부러지고 /그 이듬해 고관절이 부러져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오더니 //

요즈음은 족저근막염으로 / 몹시도 고통스러워 한다 / 간수치는 이천을 오르내리며 /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왔는데도 / 위 무력증으로 약도 복용 못하고 / 이미 천식에 포위된 지 오래되었고 / 화학색소 알레르기에 붙들려 있어 / 적에게 포위 되어 꼼작 못하는 / 풍전등화 같은 城의 모습이다 //

이렇게 아내는 늘 죽음과 가까이 있는데 / 그 고통에 무관심한 난 / 아내에게 적이 아닐까 싶어 / 오늘도 입도 열지 못하고 / 아내의 눈치만 살핀다 //

   
▲ 문 용 길 목사
우리에게 적이 따로 있을까, 아니 스파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질병이 우리의 큰 적인 것은 분명하나 오히려 질병은 우리로 성숙하도록 도와주는 촉매역할도 한다.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고마운 존재로까지 발전하게 되는데…, 그렇다면 우리의 진정한 적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나 자신이 적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친한 친구도 때로는 적이 되고 가장 못된 적은 불의와 죄악을 눈감아 주는 곁에 있는 친근한 이웃이라는 사실 앞에 스스로 무력감을 느낀다. 어린아이들의 생명을 죽음으로 까지 몰아가는 것도 이런 친근한 적들 때문이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적은 의외로 많다. 법에 저촉되는 자가 이사회에서 통과되어 대학 首長이라는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나섰다가 비난 여론에 밀려 사의를 표명하는 것 까지는 좋았는데 그 사표를 수리할 이사회 소집에 이사들이 의도적(?)으로 참석하지 않아 유야무야가 돼 버렸다는 소식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는 트릭trick이 분명하다. 사의를 표했으니 양심의 면죄부도 받고, 명분도 세우고, 자신은 실리를 얻고도 힘을 과시하는 기회가 되었으니 일석삼조의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알고 보면 오래 전에 드라마에서 유행했던 말 ‘민나 도로보데쓰’ 라는 말이 제격이다. 우리가 이 정도까지라면, 이런 수준의 양심이라면 그 높은 차원의 신심信心 은 어디서 찾을 수 있겠는가 싶기도 하다. 돈에 팔린 돈심豚心 인지, 무엇에 홀린 귀심鬼心 인지, 앞을 보지 못하고 듣지도 못하는 분간 못하는 흑심黑心 인지, 그런 마음은 그 자신에게 심각한 적이 아닐 수 없으니, 마귀도 지옥으로 인도하지만 그런 마비된 양심도 그를 지옥으로 인도하는 역을 충실히 감당하기 때문이다.  

세월호 선원들이 이웃의 소중함을 잊고 자기들만 살려는 마비된 양심에 의해 수백 명의 생명을 물속에 수장한 비극을 연출했는데, 동반추락의 슬픈 드라마가 되지 않도록 자숙해야 할 것은 분명하다. 하기야 지금은 회개를 외치는 선지자도 받는 신도들도 사라진, 마음 편히 불법과 불의가 자행되어 버린 시대이니 공의가 물같이 흐르는 사회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은 그 성취될 날이 요원할 것 같다.
미스바의 회개운동도, 백 년 전 역사가 전설이 돼버린 1907년의 평양회개운동의 재현은 결코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AGAIN 1907이 이토록 공염불이 될 것은 바로 그러한 부류들이 그런 운동에 앞장 서기 때문이다. 그러려니 생각하다가도 미래가 답답하고 더구나 학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보면 후대가 안타깝다. 직접적으로 배우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두 눈 똑바로 뜨고 적을 찾아내자. 자아를 무너뜨리는 적은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등잔 밑이 어두운 법, 적을 찾아내어 성도의 영광을 회복해야 한다. 이는 주님의 뜻이요 명령이다.

한마음교회 담임·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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