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 한국시론
돈이면 안되는 것이 없는 세상이주형 목사
기독교한국신문 | 승인 2012.12.13 14:12

   
▲ 이주형 목사
우리 조상들은 쌀을 퍼가지고 가서 옷감과 바꾸었고, 일꾼의 품삯을 콩 몇 되, 보리 몇 말로 치렀다. 사실상 돈의 필요를 느끼지 않고 물물교환으로 살 수가 있었다. 감투를 탐내는 시골의 부자가 서울 사는 정승을 한 차례 찾아볼라치면, 소달구지에 제 고장 특산물이 한 바리 싣고, 어쩌다 캐낸 산삼이라도, 한 뿌리 비단 보자기에 곱게 싸들고 가면 될 일이었다.

돈이 언제부터 우리의 살림에 이토록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는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하여간 돈이 오늘날 무서운 위력을 지닌 괴물처럼 판을 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세 살 난 어린이로부터 여 든 살 먹은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입을 가진 사람은 죄다 돈, 돈 하니 이 세상이 어딘가 잘못된 것만은 확실하다. 돈이 대관절 무언데 이다지도 돈, 돈 하는 것일까?

물론 돈이 있으면 땅도 살 수 있고, 집도 살 수 있다. 맛 나는 음식이나 화려한 옷, 금은 보석상에 진열된 모든 값진 것들이 다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아침저녁 전철이나 만원 버스에 시달리는 것보다 자가용으로 출퇴근 하는 것이 편한 것이 확실하고, 돈만 있으면 비싼 외제차도 사서 타고 다닐 수 있다. 한마디로 돈만 있으면, 권력도 살 수 있고, 사형수도 빼낼 수 있다.

그러나 돈을 가지고 살 수 없는 것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호화롭게 생활은 할 수는 있어도, 평화롭고 단란한 가정을 꾸미는 일은 어렵다. 행복을 돈 주고 샀다는 사람을 본 일이 있는가? 정신적 차원의 기쁨을 물질적 차원에서 추구하는 것은 잘못이다.

그러므로 '나만 잘 살아 보겠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남부럽지 않게 잘 살아 보자’는 격려는 더욱 잘못 된 것이다. 잘 살기 위해서는 돈이 많아야 하고, 남부럽지 않게 잘 살기 위해서는 돈이 더 많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한심스런 생각이 이 나라 백성들을 돈의 종으로 만든 것이다.

지난 날 ‘잘 살아보자’는 구호아래 열심히 일해서 우리가 잘 사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바르게 살아 보자’는 부르짖음이 앞섰어야 했을 것이다. 각자가 단지 잘 사는 것만 추구하는 사회에서는 분쟁, 시기, 모략, 중상, 부정, 부패와 같은 독버섯이 창궐하는 온상을 구경하는 것은 요즘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서 확인하고 있다.

남부럽지 않게 잘 살기 위해서는 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바르게 산다는 것은 어떻게 사는 것인가? 우선 거짓을 몰아내고 스스로 타고난 능력이나 재간을 십분 발휘하기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제 돈은 한 푼도 없으면서 순전히 남의 돈만 가지고 재벌도 되고자 꿈꾸는 가운데 사기와 협잡을 일삼는다든가, 뻔히 참새이면서 황새걸음을 걸음으로써 신세를 망치는 일이 있어서도 안된다. 사람은 제 분수를 알아야 하는 법이다. 그리고 행복은 안에 있는 것이지 밖에 있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정신이 물질을 지배하는 자리에 있어야지 물질에 짓눌려 있어서는 안된다.

젊은이들이 돈 몇 푼이라도 더 준다면 일 년에도 몇 차례씩 직장을 옮기고 일터를 바꾸는 일을 조금도 부끄럽게 여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당연한 일로 아는 그들만을 나무랄 수 없을 것 같다. 사회적 풍토가 그렇고 많은 사람의 가치관이 그런 터에 어찌 젊은이들만이 올바른 인생관을 지녀 주기를 바랄 수가 있겠는가? 아무리 자본주의가 꽃을 피우는 나라라도 돈이면 다 되는 것은 아니다. 돈보다 귀한 것은 반드시 있어야 하는 법이다.

돈을 사랑하는 것보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더 아름답고, 부강한 국민이 되느니보다는 정의로운 질서 위에 사는 정직한 국민이 되는 것이 백배는 더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잘 사는 것보다 바르게 사는 일이 더 시급하다는 사실을 더욱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오정성화교회 담임

기독교한국신문  webmaster@cknews.co.kr

<저작권자 © 기독교라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독교한국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기독교라인  |  등록번호: 서울, 아04237  |  등록·발행일자: 2016년 11월 23일  |  제호: 기독교라인  |  발행인: 유달상  |  편집인: 유환의
청소년보호책임자: 유환의  |  발행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동순라길 54-1, 3층(인의동)  |  02)817-6002 FAX  |  02)3675-6115
Copyright © 2021 기독교라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