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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대는 항상 공정과 정의를 선택한다"‘구경서 박사의 세상읽기’…구경서<국민대 정치대학원 특임교수/정치학박사>
박필기 기자 | 승인 2021.04.23 14:15

지난 4.7보궐선거는 다소 놀라운 결과였다. 1년 전에 있었던 국회의원 총선거와 완전히 뒤바뀐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1년 전에는 여당의 압도적인 승리였다면, 1년 후에 치러진 이번 선거는 야당의 압도적 승리로 끝났다. 결과도 놀라웠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전통적으로 여당인 민주당을 지지해온 소위 ‘이남자’로 불리는 이십대 남자들의 선택이다. 이들은 야당인 국민의 힘 후보를 70%가 넘게 지지했다는 뜻밖의 결과에 다들 놀라는 눈치들이다.

이들은 왜 1년 전과 전혀 다른 선택을 했을까? 일부 정치학자들이나 사회분석가들은 청년들이 변했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오히려 변한 것은 정치권력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할 때 국민에게 외쳤던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국가목표가 이젠 눈을 뜨고 찾아봐도 어디에도 없을 정도로 변했다. 문재인 정권의 이 슬로건은 한국사회의 신념이 되었다. 그런데 이 레토릭은 그저 레토릭에 불과했다. 문재인 정권이 초심을 지키지 못하고 변했다.

조국 부부는 공정을 깨트렸고, 윤미향은 정의를 무너트렸고, LH는 평등을 파탄 냈다. 청년들은 그 자리에 있는데 변한 건 정치권력이다. 청년들에게 이 나라를 공정하고 평등하고 정의롭게 만들겠다고 한 약속을 스스로 깨버렸다. 청년들은 공정한 경쟁에서 패배해도 당당함을 얻고 싶고, 평등한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희생할 각오도 되어 있고, 정의로운 사회에서 자신이 지키는 가치를 유지하며 살고 싶은 세대이다.

그런데 지금 청년들은 경쟁도 하기 전에 패배자가 되어 있다. 사회에 진출하기도 전에 이미 운동장은 기울어져 있다. 사람에게 주어진 기본적 권리마저 누리지 못하는 왜곡된 사회에서 청년들은 신음하고 있다. 좌절한 청년들은 결국 분노한다. 코로나 펜데믹 상황에서 억압된 청년들은 투표를 통해 자신들의 분노를 극적으로 표출한 것이다.

한국의 청년들은 늘 공정과 정의를 선택해 왔다. 오늘날 한국 민주주의를 이루어내는데 가장 앞선 세대는 늘 청년들이었다. 부정과 부패에 맞서고 독재 권력에 앞장서서 싸운 사람들은 여지없이 청년이었다. 이승만 정권이 부패와 독재로 치닫자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앞장서서 4.19혁명을 완성했다.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에 죽음을 각오하고 싸운 이들도 청년들이다. 이들은 독재를 타도하고 1987년 민주화운동의 물결 중심에 서 있었다.

이렇듯 한국 역사에서 젊은이들은 언제나 공정과 정의의 출발선이었다.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였고, 민주주의를 소생시키는 양심세력이었다. 이 청년들은 왜 항상 공정과 정의를 택할까? 젊은 세대들은 여전히 정의롭고 여전히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원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꼰대’들이 공정과 상식과 정의를 버리고 사적 이익을 챙기는데 골몰하고, 기만과 사기로 자신을 정당화하고 있을 때 이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가치를 지켜내고 있는 것이다.

이번 4.7보궐선거는 어떤 권력자든간에 공정과 정의를 버리면, 이십대는 곧바로 이 권력자들을 가차없이 버린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어느 시대이든 청년들은 공정과 정의라는 그들의 가치를 지켜낸다. 그러니 공정과 정의를 무너트리면 청년들의 심판을 받고, 이 가치를 지켜내면 견고한 지지를 받는다는 역사의 경험을 다시 상기 시킨다.

하지만 이번 이십대들이 야당인 국민의힘을 선택했다고 해서 이들이 공정하고 정의롭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야당도 공정과 정의를 잊어버리는 순간 청년들은 곧바로 국민의힘을 단칼에 날려버린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박필기 기자  ppk91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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