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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조는 왜 하남을 선택했을까?(칼럼)구경서<국민대 정치대학원 특임교수 / ‘온조신도시’개명추진위원회 상임대표>
박필기 기자 | 승인 2020.08.28 10:22

▲온조대왕의 꿈이 살아있는 하남

2천년 전, 고구려를 떠난 일단의 무리가 하남위례성에 도착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살던 졸본을 떠나 새로운 나라를 세울 거대한 꿈을 품고 여기에 온 것이다. 한창 호연지기가 넘치던 젊은 온조와 비류는 그들의 어머니 소서노와 함께 꿈을 이루기 위해 온갖 고생을 무릅쓰고 찾아온 꿈의 터전, 이곳이 바로 하남위례성이다.

온조는 고구려 주몽의 친자식은 아니었지만 야심으로 가득 찬 어머니 소서노의 둘째 아들로 그는 백제를 건국한 시조이다. 소서노는 자신의 두 아들을 왕으로 세우기 위해 졸본을 떠난다. 바닷가 근처를 선호한 첫째 아들 비류는 미추홀(인천)에서 자리를 잡았고, 둘째 온조는 한강 이남에 위치한 하남위례성에 자리 잡는다.

백제는 첫 도읍지를 하남으로 정하고 건국해서 무려 678년을 지탱해온 국가다. 온조는 자신의 꿈이자 어머니 소서노의 꿈이기도 한 새로운 사회건설 그리고 왕이 되는 일을 하남에서 시작했다. 형 비류가 미추홀에서 국가를 세웠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반면 온조가 5백년 조선왕조보다 더 오래 버텨온 왕국의 출발을 하남에서 시작한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남은 우리가 단순히 부동산 투자의 조건이 있는 도시로 보는 얄팍한 시선을 넘어 온조가 꿈꾸던 새로운 국가를 건국할만한 아주 매력적인 곳이었음을 깨달아야 한다.

당시 국가라고 해야 지금과 같이 거대한 국가는 아니었다. 새로운 국가를 건설한다고 하지만 현대적 의미의 국가라기 보다는 부족국가 수준을 넘어선 정도로 추정한다. 온조는 고구려를 떠나 와신상담(臥薪嘗膽)의 고통을 안은 채 새로운 나라를 건국하는 데 모든 정성을 기울였을 것이다. 그런데 온조는 왜 하남을 왕국의 첫 출발지로 선택했을까? 하남의 어떤 환경과 조건들이 온조가 꿈꾸어온 새로운 국가의 조건에 부합했을까?

▲ 지금 하남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하남은 그린벨트에 베드타운에 불과하고, 재정자립도는 겨우 45.75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 게다가 다른 도시에 다 있는 대학도 없고 종합병원도 없고 시의 재정수입을 책임질만한 대기업도 없는 실정이다. 그러니 시민들의 자긍심이 낮을 수밖에 없다.

지금 하남은 2개의 섹터로 형성되어 있다. 신장동과 덕풍동을 중심으로 형성된 원도심은 수 십년 전 지어진 주택들로 가득 차 있고, 망월동과 풍산동에 건설된 미사강변도시는 아파트 중심의 공동주택단지가 전부이다. 지금 하남은 원도심과 미사강변의 2개의 섹터로 완전히 분리되어 그 특성이 달라 두 섹터간 소통은 부재상태이다. 최근 온조가 첫 도읍지를 세웠다고 추정되는 춘궁동과 천현동 일대에는 새로운 신도시가 들어선다. 이렇게 되면 하남시는 3개의 섹터로 구분된다.

우리가 처한 하남의 현실은 이러함에도 2천년 전 온조가 하남을 백제의 첫 도읍지로 정한 이유가 있을 터다. 한창 젊은 나이에 야심을 갖고 나라를 세우는 온조에게는 꿈이 있었을 것이다. 온조가 그토록 갈망했던 ‘왕’의 위치는 많은 것을 요구받는 자리이다. 갖가지 어려움을 뚫고 나아갈 강력한 리더십과 추진력, 많은 사람들을 품어 안을 수 있는 포용력 그리고 백성들에게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 등이 요구된다. 이런 리더십을 갖춘 ‘왕’이 수 백년 가는 나라를 세울 수 있는 것이다.

온조는 백제를 세우는데 하남에 도읍을 정한 것은 아마도 다음과 같은 조건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고대 국가의 건설은 적어도 첫째 군사적 조건, 둘째 경제적 조건, 셋째 사회 환경적 조건 고려해야 한다. 고대국가에서 도읍은 백성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고 국가 유지를 위한 군사적 요충지여야 한다. 외적의 침임을 받지 않을 수 있는 천연요새와 같은 지역이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다. 백성들을 굶주리지 않게 할 수 있는 곡식을 생산할 수 있는 곡창지대가 있어야함은 물론이다. 이와함께 홍수나 가뭄 등의 자연재해에서도 안전한 곳이어야 한다. 춘궁동 일대와 이곳을 둘러싼 천현동 감북동 등은 이런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이런 조건들은 온조가 하남을 도읍지로 선택하기에 충분한 이유가 되었을 것이다.

▲ 다시, 온조의 꿈을 꾸는 신도시

2천년 전 온조가 왕국을 건설했던 하남이 변화의 전환점에 서 있다,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여 백성들이 풍요롭게 살아가는 거대한 꿈, 온갖 간난(艱難)을 겪었으면서도 더 나은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꿈, 백성들과 함께 공동체의 삶을 책임지는 원대한 꿈, 이런 꿈이 배어 있는 하남이 이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춘궁동 일대에는 온조의 꿈이 실현될 신도시가 들어선다. 인구 10만이 넘는 인구가 유입되고 다양한 생활편의시설 등이 들어서게 되어 단순한 공동주택단지가 아닌 명실상부한 융복합스마트 신도시가 될 것이다. 자연과 현대 문명 그리고 사람이 결합되어 시민의 삶이 녹아들고 시민의 꿈이 실현되는 도시로 만들어져야 한다. 2천년 전 온조가 가슴에 품었던 백제의 꿈을 실현할 신도시, 우리는 그것을 꿈꾸는 것이다.

박필기 기자  ppk91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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