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목적은 말하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이다

“대화의 목적은 말하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이다”라는 말에 동의 하는가? 우리는 보통 내가 원하는 것을 전달할 목적으로 대화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대화의 목적이 듣는 것이라니! 좀 이상하지 않은가. 아니다. 듣기 위해서 듣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말하기 위해 듣는 것이다. 그러므로 섣불리 먼저 말하려고 조바심을 내지 마라. 그래도 말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면 간단한 질문을 던져라. 상대방의 생각과 의도를 충분히 듣고 파악해야 상대방이 만족하는 답변을 준비할 수 있다. 우리는 말을 많이 하면 대화의 주도권을 가진 것이라고 착각을 한다. 하지만 오히려 주도권을 뺏긴 결과를 맞게 된다. 한참 동안 말을 하고 난 후를 잘 생각해보라. 뭔가 찝찝한 느낌이 밀려왔을 것이다. “오늘 또 말을 많이 하고 말았구나. 이걸 어떻게 수습하지!”라는 생각 말이다. 상대에게 빚을 진 기분이 되고 만다.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했을 것이다. 인디언 속담에 “들어라, 그렇지 않으면 혀가 당신의 귀를 멀게 할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말하고 있는 동안에는 결코 들을 수 없음을 암시해주는 말이다. 매력적인 사람은 수다쟁이가 아니라 상대의 말문을 터주고 질문을 통해서 적절히 물길의 방향을 터주는 들어주기의 달인이다. 우리는 상대방이 내 말을 잘 들어줄 때 ‘저 사람이 나에게 관심을 갖는구나’ 라는 느낌을 받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의 말을 듣기보다는 자신의 말을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내가 말을 하려면 누군가는 들어주어야만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내가 많이 말할수 있도록 내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을 좋아한다. 적절한 질문으로 상대가 자유롭게 말할 수 있도록 대화를 이끌어보자. 내가 잘 들어주는 사람이 된다면 매력적인 사람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게 된다. 언제 어디서나 대화의 키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누군가와 마주한 당신. 자, 어떻게 시작하겠는가? 어색한 시간을 참지 못하고 당신은 이야기를 시작할지도 모른다. 오늘 아침에 보았던 뉴스, 어제 병원에 갔던 이야기, 자기집안 자식이야기 등. 하지만 당신의 이야기가 시작

되는 순간 상대는 당신에게 흥미를 잃고 밀린 회사일이나 카드대금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대화의 관한 상식 중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대화의 주도권’을 잡는다는 말이다. 이는 말을 많이 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여행선의 항해사처럼 상대가 원하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도록 대화의 흐름을 돕는다는 의미이다. 말을 많이 해서는 ‘대화의 키’를 잡을 수가 없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좋아한다. 자신의 사업, 자신의 고민거리, 자신의 직장이야기...하지만 대화의 키를 잡기 위해서는 말하고 싶은 욕구를 눌러야 한다. 그리고 상대가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부추겨야(?) 한다. 대화의 주도권을 잡으면서 동시에 흥미로운 첫인상을 줄 수 있는 마법의 질문 세 가지를 소개한다.

1. 어떤 일을 하시나요?

일은 삶의 중심이며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는 원천이다. 때문에 대부분 사람은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그것이 자부심이든 불평이든 말이다. 이렇게 상대가 자신의 일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면, 두 번째 질문을 던진다.

2. 그런데 그 일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이 질문에 답을 하려면 상대는 자신의 경험과 배경, 고난 등 온갖 종류의 이야기를 털어놓아야 한다. 아마도 자랑삼아 혹은 위안 받기 위해 많은 이야기를 털어놓을 것이다. 때로는 이야기의 끝이 안 보일 정도로 계속될 수 있다.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이 현재의 위치에 서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매우 흥미진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스토리를 풀어놓으면서 상대는 간간이 말하는 속도를 늦출 것이다. 이는 당신이 정말로 흥미 있어 하는지 혹은 아무 생각 없이 듣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려는 시도이다. 이럴 때는 마지막 세 번째 질문을 던지도록 한다.

3. 아하, 그러셨군요. 그리고나서 어떻게 되셨나요?

그러면 그는 말을 마칠듯 하다가도 ‘어라~?’하면서 다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그는 당신에게 끌린다는 감정을 갖게 된다. 그리고 남들에게는 쉽게 털어놓지 않았던 비밀이야기까지 풀어놓을지 모른다. 사람들은 이야기를 할 때 마음에 맞는 상대에게는 더 많은 것을 드러내는 경향이 있다. 상대가 마음에 들면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등 자신의 기호나 취미까지 시시콜콜하게 말한다. 이렇게 되면 관계를 선점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바로 ‘대화의 키를 쥔다’ 라는 뜻이다.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듣기만 해서는 안 된다. 때로는 당신의 경험을 곁들이기도 해야 한다. 상대가 큰 성공을 거두었을 때 혹은 실패의 아픔을 이야기할 때 그와 유사한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렇듯 비슷한 경험을 이야기하면 상대는 당신을 전적으로 믿게 된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에게 끌리기 마련이다. 대화를 지배하며 동시에 흥미로운 첫인상을 줄 수 있는 이 세 가지 질문을 할 때 주의할 점은 질문을 하면서 대화 내용뿐 아니라 상대의 얼굴에 나타나는 미묘한 표정까지 재빨리 간파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누구든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 때에는 반드시 희미한 표정의 변화가 나타나기 마련이니까 말이다.  진실한 관계를 맺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상대가 말을 많이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처음 만나는 사람뿐 아니라 익숙한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말을 많이 하고 난 사람은 자신의 말을 들어준 상대에게 왠지 모를 마음의 빚을 갖게 된다. 즉 상대가 넉넉하고도 부드럽게 자신을 이해한다고 생각되면, 당연히 그에게 매력을 느끼게 된다. 신비로운 이치이다. 그렇다면 상대로 하여금 이야기를 많이 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간단하다. 질문을 하면 된다. 하지만 “예”와 “아니오”와 같은 짧은 답변이 가능한 질문은 피해야 한다.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왜, 어떻게로 시작하는 질문을 해야 한다. 이런 질문에 답하려면 소소한 에피소드를 곁들여 가며 말

해야 하기 때문에 질문하는 사람이 사실상 대화를 지배하게 된다. “그랬을 때 어떤 기분이 드셨나요?”  “그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처를 하셨나요?” 이런 질문들은 반응과 대답, 견해를 이끌어내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그저 묻기만 했을 뿐인데도 말하는 사람은 당신을 포용력 있는 지적인 캐릭터로 인지하게 된다. 단, 상대가 말하기를 꺼려한다면 더 이상 그것에 대해 질문을 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어떤 이유에서든 자신의 직업에 대해 말하기를 싫어한다면 재빨리 다른 질문으로 넘어가야 한다. 질문할 소재는 아주 많다.“영화는 좋아하시나요?” “야구경기 좋아하시나요?” “주말에는 주로 뭐하시나요?” 대화를 나눌 때는 언제나 상대의 이야기를 세심하게 경청하며, 대화를 이끌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상대를 고무시켜 그들로 하여금 원하는 만큼 말하게 하는 것 뿐, 모든 대화의 목적은 ‘듣는 것’이다. 이는 상대의 마음을 끌어들이는 매력적인 사람의 기본적인 매너이다.

김경란 기자  nan6384

<저작권자 © 하남 Time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